아이들을 처음 만난 건 봄이 오기 전, 아직은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던 어느 날이었습니다.동두천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나들이 프로그램에 초대받아, 마주 앉게 된 친구들은 낯설면서도 묘하게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죠.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만남이 제 삶에, 그리고 제 노래에 어떤 결을 더해줄지. 처음엔 제가 뭔가 해줘야 할 것 같았어요.연예인이니까, 어른이니까, 용기를 주는 ‘말’을 해줘야 할 것 같았죠.그런데 정작, 아이들과 함께 웃고, 걸으며, 간식을 나누던 그 시간 속에서 위로를 받은 쪽은 제 쪽이었습니다. 씨앗티움공동체의 아이들은 느린학습자 청소년·청년들이었습니다.세상은 그들을 기준에 맞추려 하거나, 때로는 너무 빨리 판단해버립니다.하지만 저는 그 친구들을 보면서, 그 느린 걸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되었어요.천천히 움직이기에 더 많은 걸 보고, 더 깊게 느끼고, 더 오래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는 걸요. 그 후로 매년 저는 그 아이들과 만났습니다.가수로서가 아니라, 언니이자 누나, 때로는 친구로서요.그렇게 우리는 함께 밥을 먹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나눴습니다.그리고 올해 어린이날, 저는 작은 장학금을 전했습니다.아무것도 대단한 건 아니
가수 전하연 씨가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느린학습자 및 고립은둔 청년의 자립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씨앗티움공동체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전하연 씨는 이번 기부와 함께 “여러분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빛”이라며 따뜻한 응원의 손편지도 함께 전해 감동을 더했다. 씨앗티움공동체는 1988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느린학습자 지원 단체로, 2024년부터는 사회적 주거 위기에 놓인 자립청년들을 위한 **사회주택 ‘우리집’**을 운영하며 거주와 돌봄, 교육, 일자리 등을 연계해 삶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전 씨는 지난 3년 전, 동두천 니지모리 스튜디오에서 씨앗티움의 청소년·청년들과 함께한 나들이 프로그램을 인연으로 지금까지 매년 직접 이들과 만나왔다. 현장을 찾은 전하연 씨는 늘 밝고 따뜻한 모습으로 청년들과 함께하며 “내가 아닌 우리가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전 씨는 이번 장학금과 함께 전달한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조금 느릴 수도 있고, 때로는 멈춰 설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시간이 분명히 여러분을 더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주고 있어요.여러분은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번 후원도 작은 인사일 뿐이지만, ‘나는 혼자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