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뉴스 황도연 기자 | 홍성군은 농촌 지역에서 농약을 이용한 극단적 선택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으로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농약의 안전한 보관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의 충동적 선택을 줄이고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으며, 군은 이와 관련한 대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농약안전보관함의 필요성'
농약은 농업에 필수적인 자원이지만 잘못 사용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농약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우울증이나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이 음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3월 기준 홍성군 인구수는 99,878명이며, 이 중 65세 이상 인구는 총인구의 27.5%인 27,498명에 달한다. 노인 인구가 많은 농촌 지역에서는 방치된 농약을 음료수로 착각해 마시거나 충동적인 음독자살, 각종 범죄에 이용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농약을 안전하게 취급하고 보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령 농업인을 대상으로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 추진'
군의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은 건강도시 조성을 위한 협업과제 중 하나로,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약안전보관함은 내구성이 강하고 잠금장치가 있어 농약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으며, 농약의 무분별한 사용을 방지하는 데에 기여한다. 또한, 잠금장치를 여는 동안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어 충동적인 음독자살 시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한편 홍성군은 충남도가 주관한 ‘2024년 자살예방 협업과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홍성군은 올해 관내 11개 읍면, 99개 마을에 총 150개의 농약안전보관함을 보급한다. 이 중 65세 이상의 고령 농업인 136명에게 농약안전보관함을 우선 지원하여 고령 농업인의 자살 예방 대응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군 농업정책과는 2021년부터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을 추진해왔으며 ▲2021년 250개 ▲2022년 277개 ▲2023년 231개 ▲2024년 166개의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을 완료하여 4년간 총 924개의 보관함을 관내 농업인에게 보급했으며 올해는 15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농약안전보관함 겉면에 자살예방 상담 전화번호(☎109)를 기재하여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농업인의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
홍성군은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 외에도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사업 ▲농촌 왕진버스 지원사업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 등 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건강 증진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사업
농업은 질병과 사고 발생률이 높은 분야지만, 일반 산업에 비해 안전과 건강 보호를 위한 제도적 체계가 부족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홍성군은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51~70세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건강 검진 및 예방 상담을 지원하여 여성 농업인의 농작업 질환 예방과 건강 복지 증진을 도모하여 안정적인 영농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 왕진버스 지원사업
병의원, 약국 등 의료 및 복지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에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여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군민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농촌에 거주하는 고령자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진료 및 검진, 건강상담, 물리치료, 보건·의료 서비스 및 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농업환경보전 프로그램
생산성 중심의 고투입 농법과 농촌 환경에 대한 주민의 관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마을 단위의 농업 환경 보전 공동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영농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주도하여 자발적으로 환경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마을 공동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올해는 홍동면 화신리, 장곡면 행정1구, 장곡면 도산1리 총 3개 마을에서 사업을 추진한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
임산부에게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여 건강한 임신과 출산 환경을 조성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홍성군에 거주하는 임산부 또는 2024년 1월 1일 이후 출산한 산모를 대상으로 친환경 농산물 구입비의 일부를 지원하며, 지원 품목은 유기농산물·무농약농산물·유기축산물·유기수산물·유기가공식품·무농약원료가공식품·동물복지인증품으로 한정된다.
특히 홍성군은 전국 최초 오리농법 발원지로, 2014년에는 국내 최초이자 국내 유일 ‘유기농업특구’로 지정되어 유기농업 확산을 위한 다양한 특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저탄소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2024년에는 저탄소·유기농업특구로 명칭을 변경했고, 이 역시 국내 최초의 사례로 유기농업과 저탄소 농업 기술의 융합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기대효과'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 농약의 위험성과 안전한 사용법, 음독자살 예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신 건강을 증진시키고 자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여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농약으로의 접근성을 줄여 극단적 선택의 시도를 감소시키고, 농업 종사자들의 안전을 확보하며 농촌 지역의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장이진 농업정책과장은 “음독자살 예방을 위한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은 농촌 지역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농약안전보관함이 단순한 농약 보관 용기로서의 기능을 넘어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건강한 농촌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