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 서울 서초구가 일상에서 주민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기후행동을 특별한 친환경 문화로 정착시키며 ‘탄소제로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구는 그 해법을 주민과의 동행에서 찾았다. 특히, 주민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서초 탄소제로샵’은 주민 주도형 자원순환 사업으로서 구의 대표적인 환경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서초 탄소제로샵’ 사업은 주민이 가정에서 모은 옷걸이, 쇼핑백, 아이스팩 등을 받아 세탁소, 정육점 등 참여 가게에서 재사용하며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탄소제로 활동이다. 몇몇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하던 행동에 구가 동참해 참여가게 발굴과 지정, 참여자 인센티브 제공 등을 구체화했다. 덕분에 지난 2021년 3개 동에서 시작한 사업이 현재는 서초구 전역에서 이뤄지고, 참여 가게도 523개소로 늘며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구를 지키는 일상 속 실천에 구는 ‘착한 서초코인’으로 보상 시스템도 갖췄다. ‘착한 서초코인’은 블록체인 기반의 전용 앱을 활용해 지역 내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선한 활동에 ‘착한 포인트’를 지급하는 제도로, 탄소제로샵에 가져오는 물건에 대해 주민과 상점에게 각각 정해진 만큼의 코인을 적립해주고 있다. 이 코인은 다시 탄소제로샵에서 물건 구매 시 사용할 수 있고, 지역 내 여러 공공시설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구는 탄소제로샵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한 캠페인에도 나선다.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서초동, 양재동 등 10개 동을 대상으로 해당 동주민센터나 상가 밀집지역에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서초 탄소제로샵’을 소개한다. 부스에서는 안내 리플릿 배부, 현장 가입 지원뿐 아니라, 옷걸이, 아이스팩 등 재사용품을 10개 이상 가져오면 20L짜리 종량제봉투를 선착순 100명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탄소제로샵 외에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환경을 위해 자원순환에 나선 사례는 또 있다. 동별 푸른서초환경실천단이 텀블러(다회용 컵) 사용 확산을 위해 시작한 ‘쓰지않는 텀블러 기부캠페인’인데, 안 쓰는 텀블러를 나눠쓰자는 취지다. 일회용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면 2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은 33배 감소하고 30년 수령 소나무 1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한 텀블러를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실제로는 구매하고 잘 사용하지 않거나 계속 새로운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
이에 구와 푸른서초환경실천단은 기부캠페인을 진행해 1,000개의 텀블러를 모으기로 했다. 기부받은 텀블러는 깨끗이 세척해 친환경 생분해성 비닐로 포장한 후, 물물교환장터 및 나눔장터 등 행사에서 필요한 주민에게 배부할 계획이다. 오는 14일 반포권역에서 진행되는 ‘아파트로 찾아가는 나눔장터’에서 처음으로 기부 행사 부스를 운영해 지난 지구의 날(4월 22일) 행사 때 모은 120개의 텀블러의 새 주인을 찾아줄 예정이다.
한편, 서초탄소제로샵에 대한 아이디어부터 텀블러 기부캠페인까지 구에서 운영하는 자원순환 사업의 중심에는 지역 주민으로 이뤄진 ‘푸른서초환경실천단’이 있다. 이들은 환경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지역의 환경 리더로서, 현재 약 200명이 구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친환경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서초탄소제로샵’과 ‘텀블러 기부캠페인’ 모두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큰 기후 변화를 만드는 서초형 친환경 문화”이라며, “주민분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길에 구의 정책적인 지원을 더해 ‘탄소제로 도시’ 서초를 완성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