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사이버보험' 시장 본격 공략…글로벌 리스크까지 겨눈다
사이버 범죄가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시대, 한화손해보험이 사이버보험 시장에서 강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사이버보험에 대한 전략을 구체화하며,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보안·법률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등 업계를 선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험을 넘어, 보안과 대응까지 책임지는 '사이버 종합 솔루션'
한화손보는 단순한 보험 상품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사이버 보안 리스크의 예방부터 사고 발생 후 대응까지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3년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사이버RM센터’를 설립한 뒤, 관련 상품 매출은 올해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어 보안 전문 기업 ‘티오리(Theori)’와 법무법인 ‘세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및 법률 대응까지 포함한 통합형 사이버보험 상품을 선보이며, 업계 최초의 융합 모델을 제시했다.
이들은 기업의 보안 취약점을 사전에 진단하고, 해킹이나 랜섬웨어 사고 발생 시 법률적 대응을 즉각적으로 지원해 피해 최소화와 정상화에 힘쓰는 체계를 갖췄다.
국내 418억 규모…작지만 가능성 큰 시장
사이버보험은 개인정보 유출, 해킹, 랜섬웨어 등 디지털 위협으로 인한 금전적 손실과 기업 운영 중단 피해, 제3자 배상 책임 등을 보장한다.
그러나 국내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시장 규모는 418억 원에 불과하며, SKT나 예스24처럼 해킹 피해를 입은 대기업조차도 가입 수준은 기본 보장에 그쳤다.
그동안 제도의 미비와 인식 부족으로 가입이 활성화되지 못했으나, 한화손보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이 판을 흔들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손보 내부적으로도 사이버보험을 대표 상품, 즉 ‘시그니처’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시그니처’는 한화 계열 보험사에서 주력 상품에만 붙는 이름이다.
글로벌 기업 대상 '사이버보험 생태계' 구상
한화손보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까지 겨냥한 글로벌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진출을 계획 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사이버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북미 현지 공장을 보유한 한국계 제조업체나 글로벌 시설을 운영 중인 기업에도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각 국가별 보안 기준과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사이버RM센터 권택인 센터장은 “사이버 리스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관리 영역”이라며 “한화손보는 정보보호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보장을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사진출처:한화손해보험
사이버 위협은 더 이상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화된 모든 조직에 해당되는 현실적 리스크다. 이제 보험사도 기술과 법률을 결합한 솔루션 제공자로 진화할 때다. 한화손보의 이번 행보는 보험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정안뉴스 최진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