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엔 그냥 힘들기만 했어요.
그런데 운동하면서 저 자신을 믿게 됐어요.”
지적장애 3급인 유다민 군(15·경기 광주 동현학교 중등부, 교장 김사학)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열린 제15회 경기도민체전 파워리프팅 시범경기에서 금메달 3관왕에 오른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경남에서 열린 제19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축구 부문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힘든 시기를 지나… 체육이 삶을 바꿨다”
“엄마 혼자서 키우시다보니 집에 혼자 있을 때가 많아서
처음엔 관심을 받기 위해서 사고도 치고, 말썽도 부렸어요.
그때는 그게 제가 관심을 받는 방법이 그것뿐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그런데 씨앗티움에서 계속 운동하고, 선생님이 옆에서 ‘할 수 있다’고 말해주셨어요.
그게 정말 힘이 됐어요.”
유다민 군은 1년 전만 해도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공동체의 체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점차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장에 나가는 게 하루 중 제일 좋다”고 했다.
“숨이 차고 힘들어도,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그냥 나를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와 공동체가 함께 키운 ‘자신감’
양성식 체육교사는 유 군을 두고 “운동 실력보다 더 큰 변화는 책임감과 리더십”이라고 강조하며, “요즘은 학급에서 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체육이 단순한 훈련을 넘어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통로가 됐어요.”라고 전했다.
씨앗티움공동체 곽영균 이사는 “유다민 군은 단기간에 성과를 낸 게 아니라, 반복과 신뢰 안에서 조금씩 달라진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음 목표는 정식 대회 출전”
유 군은 벌써 다음 목표를 준비 중이다.
2026년 경기광주시에서 열릴 예정인 장애인체육대회 정식 종목 출전을 희망하고 있다.
“다음엔 시범 말고, 진짜 경기에서 이기고 싶어요.
메달보다, 제가 저를 믿을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그의 말에는 소년의 떨림보다 청년의 단단함이 담겨 있었다.
정안뉴스 유현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