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종로 신문로 사옥 매각 추진…자산 유동화 통해 재무건전성 개선 노린다
흥국생명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자사 사옥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이는 자산 유동화 전략의 일환으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
감정평가 착수…리츠 방식 매각 추진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최근 신문로 사옥 매각을 위한 감정평가 용역 입찰을 마무리했다. 매각은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감정평가는 매각의 사전 절차로 사옥 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단계다.
사옥을 매각한 뒤에도 흥국생명은 기존 공간을 임대 방식으로 계속 사용하고, 남는 공간은 제3자에게 전대할 계획이다.
킥스 개선 효과 기대
이번 매각은 단순한 현금 확보를 넘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신지급여력비율(K-ICS, 이하 킥스)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킥스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100% 이상이면 지급능력이 양호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부동산은 유동성이 낮고 시장 변동성이 커 보수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자산 규모가 클수록 킥스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흥국생명의 올해 1분기 킥스는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153.2%, 경과조치 적용 후에는 199.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p, 12.3%p 하락한 수치다.
시장 타이밍도 유리…금리 인하가 매각 환경 조성
최근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과 금리 인하 흐름도 흥국생명의 매각 추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인하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 번째 인하로, 실물자산인 부동산의 매력도는 더 높아졌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예적금 수익률은 떨어지고, 반대로 부동산 투자 수요는 늘어난다.
이에 따라 흥국생명은 부동산 시장의 회복 국면을 타고 매각 차익을 실현하는 동시에, 킥스 비율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전반, 킥스 하락세…TF 구성해 대응
보험업계 전체적으로도 킥스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전체 보험사의 킥스는 197.9%로, 전 분기 대비 8.7%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금리 하락과 보험 부채 평가 방식의 현실화 영향으로, 보험 부채 증가와 순자산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에 금융당국은 킥스 권고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하향 조정했으며, ‘보험업권 건전성 TF’를 구성해 다양한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TF에서는 기본자본 규제 도입,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계리 가정 기준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

보험사는 이제 단순히 보장 제공을 넘어 ‘자산 구조 재편’을 통한 지속가능 경영에 눈을 돌리고 있다. 흥국생명의 사옥 매각은 단기적인 현금 확보뿐 아니라, 장기적인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건물 한 채가 회사의 미래 체질을 바꿀 수 있다면, 더 많은 보험사들이 이 같은 선택을 검토하게 될 것이다.
정안뉴스 최진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