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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노래와 데이터 사이, 두 세계를 살아가는 청년 ‘백남진’을 만나다

정안뉴스

전건우 기자 | 사진제공 @baeknamjin_

 

 

대구의 어느 거리, 익숙한 어쿠스틱 기타 선율 위로 맑고 따뜻한 음색이 흐른다.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백남진’ 씨. 어쿠스틱과 발라드 커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10개월째 혼자 거리 버스킹을 이어오고 있다.

 

“비가 오던, 눈이 오던, 햇살이 따가운 날이던 버스킹 장비를 들고 나갔어요. 거리 무대는 제게 또 하나의 삶의 공간이었죠.”

 

그의 음악 여정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됐다. 수능을 마친 어느 날, 수업을 빠지고 전국노래자랑 예선에 참여했던 경험은 무대에 대한 애정을 확인시켜주는 순간이었다. 이후 대구대학교 통계학과에 진학했지만, 음악에 대한 갈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군대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찾고 싶었어요. 책을 읽고, 노래를 연습하고, 기타도 치고, 심지어 요리도 해봤죠. 제가 만든 음식을 먹은 보급관님이 ‘왜 이제야 했냐’고 하셨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전역 후,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휴학을 결정하고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대구 컬러풀 페스티벌, 도깨비시장, 전국노래자랑 등 다양한 무대에 올라 자신을 표현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실력보다 개성이 중요한 세상이라는 걸 체감했죠. 반복되는 아르바이트와 불확실한 미래에 지쳐 결국 복학을 결심했어요.”

 

복학 후 그는 의외의 곳에서 열정을 찾았다. 바로 프로그래밍이었다.

 

“Python과 R을 배우면서 처음으로 ‘입력한 그대로 결과가 나온다’는 명쾌함에 눈을 떴어요. 데이터 분석에 빠져들었고, 3년 동안 혼자 공부하며 공모전과 경진대회에서도 수상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큰 사고가 그의 삶을 또 한 번 흔들었다. 축구 중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연골판 손상. 12년간 해온 축구를 내려놓고 다시 기타를 들었다. 그렇게 2024년 9월, 그는 혼자 첫 버스킹 무대에 섰다.

 

 

음악과 데이터, 두 개의 꿈을 동시에 꾸는 이유

 

백남진 씨의 꿈은 분명하다.

 

“누군가 제 노래를 들으며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동시에, 데이터 분석가로서 사람들의 경험을 더 좋게 만드는 일도 하고 싶습니다.”

 

그는 현재 오디션 무대를 준비하며 음악을 이어가는 동시에, 플랫폼 기반의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늘의집, 당근마켓, 토스처럼 많은 사람이 쓰는 서비스를 더 나은 경험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요즘은 누구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해요. 취업 준비 중인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내가 해온 시간과 경험을 믿고 꾸준히 밀고 나가면 좋은 소식은 반드시 찾아온다고 믿습니다.”

 

버스킹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던 관객, 고맙다며 손을 꼭 잡아준 분들, 뛰놀던 아이들까지. 백남진 씨는 자신을 응원해준 모든 이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음악과 데이터, 모두 제가 사랑하는 세계입니다. 무대에서는 진심을 다해 노래하고, 작업실에서는 문제 해결에 몰입하는 사람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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