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과 바늘의 동행
실과 바늘.
차갑고 뾰족한 바늘은
세상을 향해 날을 세워 꿈을 꿔보지만,
그저 구멍만 낼 뿐,
스스로는 맺음을 할 수 없습니다.
그 뾰족한 바늘에도 반대쪽에는
둥근 면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만이,
다채로운 색을 품은 실과 함께
묵묵히 그 길을 채우고,
텅 빈 공간을 따스함으로 감쌀 수 있습니다.
바늘이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실은 그 자취를 잇고,
서로가 아니면 완성될 수 없는 이치 속에
나란히 나아갑니다.
실수로 엉키고 설켜도
지혜가 있다면
결국은 아름다운 직물을 이루게 되는 것처럼.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