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생명존중’이라는 말은 더 이상 추상적인 도덕 구호로만 머물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현장의 풍경은 이 말의 무게와는 사뭇 다르다. 일부 학교와 기관에서는 재정부족, 시간적 한계를 이유로 의무교육시간을 단순히 온라인강의를 틀어놓는 것으로 대체하기도 하고, 형식적인 출석 확인만으로 교육을 마무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는 과연 한국의 밝은 미래를 어떻게 기대할 수 있을까?
생명존중교육은 단순히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반복하는 자리가 아니다. 한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존중해야 하는지를 일깨우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의 교육현장은 여전히 효율과 예산, 행정적 편의에 밀려 그 본질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들의 마음을 만지는 일은 시간이 걸리고, 사람의 손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진정성이 요구된다. 영상 한 편으로는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별품꽃’이라는 이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별처럼 빛나는 존재, 그리고 그 존재를 코스모스 꽃처럼 피워내겠다는 의지. 이곳은 ‘자살’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시대가 요구하는 언어로 ‘생명존중’이라는 표현을 선택했다. 이는 단어의 선택을 넘어 철학의 선언에 가깝다. 청소년 교육은 종교와 인종, 배경을 초월해야 하며, 누구에게나 통하는 보편적 가치 위에 서야 한다는 믿음이 그 바탕에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본래적 자아정체성, 선험적 자아정체성, 자존감’이라는 기본 테마가 놓여 있다.
별품꽃을 이끄는 선남이 대표의 발걸음은 1995년 상담 활동에서 시작됐다. 1997년부터는 전문상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2012년부터 교육복지업무를 하면서 자살위험군 등에 대한 상담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교육청이 요구하는 현장 중심의 강의 콘텐츠를 개발하며 학교와 사회 현장으로 나아갔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심리를 다룰 수 있는 교육’을 목표로 삼았다.
그 노력은 2014년 상담 임상을 기반으로 만든 컨텐츠가 완성되었으며, 실제 교육현장에서 효과를 입증해 왔으며, 2015년 남양주 소셜벤쳐경진대회에서 1등을 하고,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거쳐 2026년 법인기업으로 출범되었다. 별품꽃(주)은 자살예방 콘텐츠 제작을 넘어, 생명존중(자살예방)교육과 심리상담을 주요 사업으로 삼아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보건복지부가 공동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인정기업’에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 연속 선정되었으며(2025년 기준 7년 연속 선정 기업은 전국 63개소), 2023년에는 사회공헌 부문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는 별품꽃의 활동이 일회성 프로그램이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생명존중의 가치를 제도와 현장 속에 뿌리내려 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다. 이들이 구축한 시스템의 핵심은 ‘인간존엄’에 대한 인식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 명도 예외없이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인식이 회복될 때 치유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철학이다. 이를 바탕으로 강사 양성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교육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구조로 확장된다. 선남이 대표는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거쳐 교수로 활동하며, 현장과 학문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별품꽃의 활동은 두 갈래로 나뉜다. 첫째, 예방교육이다. 아이들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 출발점이다. 둘째, 자살위험군(관심군, 고위험군 포함) 청소년에 대한 상담이다. 자존감의 근원이 되는 선험적 자아정체성의 회복, 자신이 진실로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바꿀 수 있음을 현장은 증명해왔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동반 자살이 사회적으로 늘어 나는 가운데 부모와 함께하는 동반활동에 대한 새로운 기획은 생명존중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상담을 넘어, 삶의 조건과 환경을 함께 바라보고, 가족이라는 공동체 전체를 치유의 대상으로 삼는 시도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서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곳에 담겨 있다.
오늘날 우리는 숫자와 통계로 자살률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 이면에 있는 얼굴과 이름을 잊고 살아간다. 예산이 남아돌아도 교육현장에서는 예산부족 문제를 겪고 있고, 의무화라는 시스템 속에서도 교육이 형식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그 사이에서 누군가는 조용히 절벽 끝에 서 있다. 생명존중교육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다.
별품꽃이 선택한 길은 느리고, 때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에 지름길은 없다. 별처럼 하나하나의 존재를 바라보고, 그 존재가 꽃처럼 피어날 수 있도록 기다리는 일.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생명존중문화가 구축된 생명존중사회라는 한국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일지 모른다.
확장된 생명 존중의 길, 경제와 문화가 만나는 지점 자살예방에 대한 방법은 하나의 정답으로 수렴될 수 없다. 누군가에게는 생명존중상담 한 번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명존중 관련 한 권의 책이, 혹은 한 편의 생명존중 관련 연극이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별품꽃은 이러한 믿음 아래, 교육과 상담을 넘어 문화와 기록의 힘을 생명존중의 도구로 삼고자 한다. 책을 집필해 생각의 씨앗을 나누고, 연극을 통해 인간존엄의 메시지를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게 하려는 시도다.
또 다른 관점에서, 생명을 지키는 문제는 ‘먹고 사는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 불안은 자존감을 흔들고, 자존감의 균열은 곧 삶의 의미를 흔드는 요인이 된다. 특히 소상공인에게는 생계의 압박이 곧 심리적 위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전문적인 심리 상담과 경제적 이해를 함께 아우르는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별품꽃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강사로 활동하며 의미 있는 수입을 얻고 싶다는 소상공인들이 모여 있다”는 정안뉴스 관계자의 소식에, 자살예방과 생명존중교육을 기반으로 한 강사 양성 과정을 제공하고자 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직업교육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지키는 일이 곧 타인의 생명을 지키는 일로 확장되는 구조다. 생존의 기술과 존엄의 철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개인은 다시 사회의 주체로 서게 된다. 별품꽃이 말하는 생명존중은 마음의 문제를 넘어, 현실의 조건까지 함께 바라보는 관점이다.
이 활동은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천삼락회와 협력해 퇴직 교사들과 함께 하고 있는 생명존중현장 경험을 나누고, 소상공인 협동조합과 사회적 협동조합의 형태로 지역 기반의 연대 구조를 만들어가려고 하는 시도이다. 여기에 비영리단체의 공익성 펀딩과 공모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재원을 마련하며, 생명존중교육을 ‘일회성 행사’가 아닌 사회적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이 모든 흐름의 중심에는 여전히 한 가지 질문이 놓여 있다. 우리는 서로의 삶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별품꽃의 답은 분명하다. 마음을 돌보고, 경제를 이해하며, 문화를 통해 메시지를 나누고, 공동체로 연대하자는 것이다. 그 길은 멀고 복잡해 보일지라도, 그 끝에는 분명히 더 단단한 사회가 기다리고 있다.
별처럼 하나의 생명을 바라보고, 꽃처럼 그 생명이 피어날 수 있도록 돕는 일. 그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오늘보다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