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SNS 안 하면 장사 못 해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흔히 들리는 말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이 일상이 된 시대, 가게를 알리고 고객과 소통하는 도구로 SNS는 분명히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반대로 "SNS에 너무 지쳐서 오히려 장사가 싫어졌다"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다. 이제는 SNS를 '해야 한다'는 강박과 '하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공존하는 시대다.
SNS 없이 장사하는 시대, 끝났을까?
대구에서 작은 파스타 가게를 운영 중인 최미진(36) 씨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3년 넘게 운영했다. 처음에는 신메뉴 소개, 인테리어 변화, 이벤트 등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하루 평균 1~2시간씩 사진을 찍고 보정하고 글을 쓰는 데 시간을 쏟았고, 꾸준히 팔로워도 늘었다. 그러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다.
“처음엔 ‘해야 되는 줄’ 알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점점 콘텐츠 만들기에 스트레스를 받고, 진짜 중요한 ‘맛’과 ‘서비스’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해지더라고요.” 결국 최 씨는 SNS 계정을 과감히 닫고, 단골 고객 관리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손글씨 안내문, 쿠폰 제공, 고객 취향을 기억하는 맞춤 서비스 등 아날로그적인 방식은 오히려 고객에게 더 진심으로 다가갔다. 최근 그녀의 가게는 인근 직장인들의 단골 점심 스폿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SNS가 가져다주는 확실한 매출 효과
반면 SNS를 활용해 큰 효과를 본 사례도 많다. 구미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인 김도영(29) 씨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예약제를 운영한다. 맛있는 사진 한 장, 감성적인 영상 하나가 곧바로 손님을 끌어온다. "요즘은 손님들이 메뉴판보다 인스타를 먼저 봐요. 피드에 있는 메뉴를 '이거 주세요' 하시거든요." 김 씨는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DM 예약’, ‘스토리 단골 쿠폰’ 같은 기능을 활용해 매출을 늘렸다.
그는 마케팅도 브랜딩도 모두 직접 하며, 일주일에 최소 네 번은 콘텐츠를 올린다. “힘들긴 해도, 내 가게를 내 손으로 키워간다는 뿌듯함이 있어요. 특히 사진 한 장이 고객을 끌어온다는 걸 체감할 때마다 SNS의 힘을 느껴요.”
중요한 건 ‘업종’과 ‘성향’에 맞는 전략
SNS의 효과는 분명하지만, 모든 자영업자에게 무조건 맞는 전략은 아니다. SNS가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업종은 주로 감성소비, 경험 중심, 시각적 매력이 강한 업종이다. 예를 들어 디저트 카페, 플라워 클래스, 감성 펍, 인테리어 중심 카페 등이다. 반면 음식 맛, 가격 경쟁력, 회전율이 중요한 전통적인 식당이나 노포의 경우 SNS보다 ‘입소문’과 ‘재방문율’이 훨씬 중요한 경우가 많다.
또한, SNS에 대한 성향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고객 응대, 매장 운영, 재고 관리까지 혼자 다 해야 하는 1인 자영업자에게 매일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SNS를 통해 자존감이 올라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교와 부담으로 번아웃을 겪는 이들도 많다.
뉴스 기사 홍보, ‘신뢰’와 ‘브랜딩’에 강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에는 SNS 대신 ‘뉴스 기사’를 통한 홍보에 주목하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다.
SNS 콘텐츠가 ‘친근함’에 강하다면, 뉴스 기사는 ‘신뢰’와 ‘브랜딩 효과’에서 뛰어나다. 특히 포털사이트에 노출되는 기사 형태의 콘텐츠는 검색 기반 홍보로도 작용해, 가게나 브랜드의 공식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언론 노출을 통해 지역 매체나 전문 매체에서 다뤄졌다는 점이 곧 신뢰의 증거가 된다. 고객 입장에서도 “기사에 나온 가게”라는 정보는 방문을 결정짓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
“우연히 기사를 보고 오게 됐어요.”라는 고객의 말은, SNS 대신 기사를 택한 사장님들에게 작지만 분명한 확신이 된다.
SNS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 되기 위한 조건
SNS는 도구일 뿐이다. 도구는 목적에 따라 써야 한다. SNS를 한다면, 나의 가게와 브랜드에 맞는 톤과 빈도를 설정하고, 너무 완벽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부터 전문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고객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일상형 콘텐츠’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반대로 SNS를 하지 않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 단골 관리, 지역 연계, 뉴스기사 활용 등 다양한 방식의 홍보 전략도 존재한다.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느냐다.
SNS를 하느냐 마느냐보다, 내가 내 가게를 어떤 방식으로 알리고 싶은지를 정하는 것이 자영업자 홍보의 첫걸음이다.
정안뉴스 최희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