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우리가 놓친 얼굴들] 느린 걸음도 도착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세상에는 길을 잃은 이들이 있다.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막상 한 걸음을 떼지 못한 채 머뭇거리는 이들.그들은 수십 번, 수백 번 마음을 다잡은 끝에 겨우 문을 연다. 경계선지능 청년들, 이른바 느린 학습자들이 그렇다.평균보다 느린 이해력, 더딘 손놀림. 그러나 그들이 견뎌야 하는 삶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홀로 살아야 하고, 일해야 하며,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다.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기다림을 허락하지 않는다.빠르고, 정확하며, 효율적인 삶을 강요할 뿐이다. 나는 미얀마에서,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던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스스로 살아가려는 의지는 넘쳤지만, 손을 내밀어 줄 이 없었다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던 이들.느린 학습자 청년들의 걸음을 볼 때마다, 나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다.구조란 단순한 손길이 아니다.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곁을 지키는 일이다. 씨앗티움공동체가 운영하는 사회주택 '우리집'은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구조선이다.이곳은 느린 학습자 청년들이 삶을 연습하는 공간이다.실패를 허용하고, 반복을 지지하며, 느린 걸음을 존중한다.장을 보러 가고, 밥을 짓고, 쓰레기를 분리하는 일상.누군가에게는